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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스포주의)

불친절한 세상을 향한 절규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영화 리뷰

by 푸른자수정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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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영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포스터, 이미지 출처 네이버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영화 기본정보

  • 장르 : 스릴러
  • 개봉 : 2010년 9월 2일
  • 러닝타임 : 115분
  • 등급 : (국내) 청소년 관람불가
  • 관객수 : 16만 명
  • 감독 : 장철수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수상내역

  • 33회 황금촬영상 - 최우수 작품상, 촬영상 부문 동상
  • 18회 제라르메 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최우수상
  • 13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 올해의 신인감독상, 올해의 여자배우상
  • 3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 여우주연상, 신인감독상
  • 47회 대종상 영화제 - 신인감독상
  • 4회 시네마디지털서울 - 버터플라이상
  • 14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 장편 작품상, 장편 여우주연상, 후지필름이터나상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등장인물 소개

  • 김복남(서영희) : 어릴 적부터 무도에 살았고, 인구가 10명도 채 안 되는 무도 내에서 유일한 젊은 여성이다. 남편 만종, 시동생 철종과 함께 살며 슬하에 연희라는 10살짜리 딸이 있다. 초등학생 시절 같이 놀던 친구 해원이 섬에 놀러 오자 그녀에게 자신과 딸을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말하지만 외면당한다. 이후 만종이 섬에 데려온 성매매 여성과 함께 도망치려다 발각되고 이 과정에서 딸이 사망하자 이성을 잃고 복수를 감행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해원(지성원) : 영화 후반을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냉정하고 이기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는 인물. 은행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강제 휴직을 당하자 스트레스도 풀 겸 복남이 있는 무도로 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남이 무도에서 당하는 비인간적인 학대를 깨닫게 되지만 외면해 버리고 이후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복남을 피해 육지로 도망치지만 기어이 쫓아온 복남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 동호 할머니(황화순) : 만종과 철종의 고모이나 복남의 시고모다. 변질된 유교적 전통이 머리에 가득 들어차 있는 인물로 복남을 가장 많이 학대하고 고생시키는 인물이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만종(박정학) : 복남의 남편으로 어렸을 때부터 무도에서 쭉 살아온 남성. 복남을 모질게 학대하며 한편으로는 성매매 여성을 섬으로 불러들여 복남 앞에서 대놓고 성행위를 하기도 한다. 비뚤어진 남성우월주의 표본을 보여주는 인물로 심지어 어린 딸 연희까지 강간했다. 이후 도망치려던 복남을 잡아 마구 폭행하는 과정에서 말리던 연희를 강하게 밀치고 이로 인해 딸이 죽는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철종(배성우) : 만종의 동생으로 성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 형이 집을 비우기만 하면 형수인 복남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최악의 인물로 형과 마찬가지로 가학적인 성향이 있다. 섬에 찾아온 해원에게 약을 먹이고 강간하려다가 복남에게 저지당하고, 이후 도망가려다 들킨 복남이 만종에게 모질게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말리려는 매춘부 미란을 풀숲으로 데려가 강간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득수(오용) : 무도를 찾아가는 해원을 태워주는 뱃사람으로 복남, 해원등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만종, 철종등과 함께 복남을 학대했으며 도망치려는 복남을 만종에 손에 넘겨주기도 한다. 이후 폭주한 복남을 피해 해원과 함께 도망가려다가 물에 빠지고 선박 모터에 빨려 들어가 사망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연희(이지은) : 복남과 만종의 딸로 10살이지만 초등학교는 다니지 않는다. 복남이 마을 남자들에게 강간당한 후 갖게 된 딸이라 친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버지인 만종에게 가족 성폭력을 당했으나 어린 탓에 그것이 사랑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남이 섬을 떠나려고 하는 이유이며, 복남이 이성의 끈을 놓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미란(채시현) : 다방에서 일하는 매춘부로 만종이 섬까지 데려와서 성관계를 한다. 직업에 비해 선한 행동을 하는 인물로 복남이 섬에서 탈출하려 하자 도와주려 하지만 하필 불러온 배 주인이 득수라서 실패하게 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서 경사(조덕제) : 육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 신고를 받고 와서 연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섬사람들이 하나같이 사고였다고 하자 복남의 말을 믿지 않고 섬사람들이 건네는 돈과 선물을 받아 돌아가 버린다. 복남을 학대한 4명 중 하나이기도 하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줄거리 요약 - 불친절한 방관자와 외면당하는 여자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해원(지성원)은 까칠하고 냉정한 성격으로 남의 일에 관여하는 것을 싫어한다. 어느 날 밤 우연히 한 여성이 남자들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하는데, 해원을 본 여성이 도와 달라며 차 쪽으로 다가왔지만 해원은 창문을 찾아버린 채 외면해 버린다. 이후 이 여성은 사망하게 되자 증인으로 경찰에 출석하게 되지만 이런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해원은 경찰과 피해자 아버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고 대답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직장에서도 불친절했던 해원은 폐지 줍는 할머니의 대출 요청도 야멸차게 거부하고, 직장 동료와 불미스러운 오해로 인한 다툼이 일어나자 직장에서 징계를 받게 되고 강제 휴직을 당하게 된다. 원치 않은 휴가를 받게 된 해원은 그동안 자신에게 꾸준히 연락을 해왔던 복남(서영희)이 있는 섬 '무도'로 향하게 된다. 사실 무도는 해원의 외할아버지가 살던 섬으로 해원이 어렸을 때 잠시 무도에서 지낸 적이 있었고, 그 후로 복남은 해원에게 전화와 편지를 보내왔지만 해원은 모두 무시했었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복남은 해원을 반갑게 맞이해 주지만 무도의 섬사람들은 해원을 불편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복남에게는 남편 만종(박정학)과 시동생 철종(배성우), 10살 된 딸 연희(이지은), 시고모 동호할머니(황화순) 등 가족이 있었는데 복남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 해원은 자신의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기로 한다. 그날 밤 만종은 딸을 데리고 밤낚시를 떠나는데, 만종이 집을 나서자 철종은 자연스럽게 안방으로 들어가 복남과 관계를 가진다. 몇 시간 뒤 낚시를 다녀온 만종은 철종의 흔적을 확인하지만 모른 척하며 다른 일로 복남을 폭행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사실 복남은 남편 만종에게 폭행을 당하며 살고 있었고 남편이 딸 연희와 낚시를 가는 날이면 시동생 철종에게 성폭행을 당하곤 했다. 그러나 복남은 익숙한 듯 거부하지 않았는데 비단 철종뿐만 아니라 무도 섬 남자들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었고 딸 연희는 아빠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또한 시고모인 동호 할머니를 비롯한 섬 할머니들은 복남이 사람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했으며 오히려 복남을 노예처럼 부려먹었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이런 복남의 사정을 몰랐던 해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복남이 남편 만종에게 맞고 사는 건 물론이고, 아내인 복남을 방 문 앞에 두고 술집 여자 미란(채시현)과 관계를 갖는 모습을 보고 경악하지만 오히려 이를 쉬쉬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복남을 보며 답답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빨래를 널던 복남은 만종의 바지 주머니에서 딸 연희의 속옷을 발견하게 되고, 아빠에게 사랑받기 위해 화장을 하는 연희의 모습을 본 복남은 해원에게 향한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복남은 해원에게 자신과 연희를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지만 해원은 복남이 서울을 가고 싶어 거짓말을 한다며 그녀의 말을 무시해 버린다. 해원에게 거절당한 복남은 좌절하고 다방에 온 여자 미란에게 도움을 청해서 섬을 빠져나가려 계획을 세운다. 만종이 잠든 사이 주머니에서 목돈을 훔친 복남은 연희를 데리고 도망칠 준비를 마치는데 하필이면 미란이 급하게 타고 들어오는 배의 주인은 만종의 친구 득수(오용)였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득수는 일부러 느긋하게 행동하며 배이 출발을 지연시키고 그 때문에 남편인 만종에게 잡혀 두들겨 맞게 된다. 만종이 복남을 끌고 와서 때리는데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시고모는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리라고 소리칠 뿐이었다. 연희는 아빠게게 맞는 엄마를 도와주고자 만종을 말리는데 흥분한 만종이 연희를 내팽개치면서 돌에 머리를 부딪혀 연희가 사망하게 된다. 오열하는 복남에게 만종은 조금 다친 거뿐이라며 된장 바르면 낫는다는 헛소리를 작렬하고 역시나 모녀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서 경사(조덕제)를 집으로 부르는데 섬마을 사람들은 모두 입을 맞춰서 만종이 아닌 복남이 실수로 연희를 죽였다고 증언한다. 서 경사는 해원에게도 사건에 대해 질문을 하지만 해원은 자고 있어서 아무것도 못 봤다는 대답을 한다. 결국 사건은 흐지부지 묻히게 되고 서 경사가 나갈 때 같이 섬을 나가려던 해원은 배를 놓치는 바람에 하루 더 섬에 머물게 된다. 복남은 딸 연희를 집 앞마당에 묻었고 철종은 씹으면 씹을수록 맹꽁이가 된다는 맹꽁이 잎을 달여다가 약이라며 해원에게 가져다준다. 복남이 챙겨준 줄 알고 맹꽁이 잎 차를 마신 해원은 정신을 잃게 되는데 그 틈에 철종은 해원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를 범하려 한다. 하지만 복남이 나타가 서울 사람은 함부로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는다며 경고를 날리고 해원을 건드리지 못하게 지켜준다. 다음날 마을의 남자들은 채집한 꿀을 팔러 섬 밖으로 나가고 연희는 넋이 반쯤 나간 상태로 미친 듯이 감자를 캐고 있었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마을 할머니들의 비야냥을 듣고 있던 복남은 무언가를 결심한 듯 하늘의 태양을 노려보기 시작하고 이내 낫을 들어 할머니들을 잔인하게 죽이기 시작한다. 마침 홍어를 가지러 간다고 자리를 떠났던 동호 할머니는 그 모습을 목격하자 복남의 눈을 피해 밤새 숨어있게 된다. 남자들이 배를 타고 들어오는 것을 본 동호 할머니는 50년을 물질만 했다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남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데 그대로 사망하고 만다. 그때 마을 남자들이 돌아오는데 혼자 벌통을 확인하던 철종 뒤에 나타난 복남이 철종의 목을 따 버리고, 그 광경을 해원이 목격하게 된다. 이후 물을 마시던 득수와 만종은 나무에 걸려있던 철종의 목을 발견하고 기겁을 하는데 그때 복남이 나타나 낫을 휘두른다. 그러나 복남은 만종에게 제압당하게 되고 이내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해원이 나타나서 막아서자 만종이 방심한 틈을 타서 만종을 칼로 찔러 죽인다. 여러 차례 만종을 난도질한 복남은 만종의 시체에 된장을 뿌리며 된장 뿌리면 낫는다는 말을 되갚아준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한편 남아있던 득수와 해원은 같이 배를 타고 도망치려 하는데 다시 복남에게 발각되고 득수는 물에 빠져 배의 모터에 몸이 갈려 죽게 된다. 겨우 육지로 도망친 해원은 경찰서에 용의자로 붙잡혀 있게 되는데, 해원의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복남은 처음으로 섬을 벗어나 육지에 있는 경찰서로 해원을 찾아간다. 복남은 서 경사를 공격하고 해원마저 죽이려 하지만 해원은 살기 위해 유치장에 들어가 문을 잠가버리는 선택을 한다. 서 경사는 마지막 발악으로 복남에게 총을 쏘고 상처를 입게 된 복남은 해원이 들어가 있는 유치장 열쇠를 찾아 문을 여는데 성공하지만 해원이 부러진 리코더로 복남의 목을 찌르는 바람에 복남은 해원의 곁에서 서서히 사망하게 된다. 혼자 살아남게 된 해원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경찰서로 가서 폭행을 행사한 범인들을 똑바로 지목하며 피해자 가족들을 돕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해원은 그동안 복남이 자신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읽으며 그동안 복남의 슬픔을 외면했던 자신을 되돌아본다. 

 

간략한 리뷰 - 과연 복남은 저곳에만 존재할까?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슬픔이었다. 김복남이라는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고사하고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살고 있었고, 본인조차 그런 삶에 순응하고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펐다. 복남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그런 삶을 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것이다. 섬이라는 폐쇄적인 공간과 변질된 가부장적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어린 복남에게 집단 가스라이팅을 행했고 복남은 생존을 위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도 친구인 해원을 지켜주는 모습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 어렸을 때도 성인이 돼서도 해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복남에게 도움을 받았고 자칫 나락으로 빠질뻔한 인생을 구원받았다. 아마도 복남에게 해원은 새하얀 도화지 같은 이미지였고, 감히 자신은 꿈꾸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기에 더럽혀지지 않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런 해원이 언젠가는 자신을 이 지옥 같은 곳에서 구원해 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그러나 불행히도 해원은 남의 일에는 상관하고 싶어 하지 않는 자기 방어적 성격이 너무 강했다. 영화 초반에 해원이 불량배들에게 폭행당하는 여성을 외면하는 장면을 보면 대부분 해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비겁하다고 나무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본인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용기를 내서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해원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해원이 모습은 현대인의 일반적인 반응과 많이 닮아있었고 용기를 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선택일 것이다. 다만 복남의 마지막 대사처럼 누구든지 복남에게 조금만이라도 친절하게 대해줬다면 어땠을까 싶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친절하다는 것은 배려이고 그것은 관심이다. 이 영화로 인해 관심과 사랑보다는 방관이 익숙한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복남'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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