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보다는 과정을 찾아가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리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 기본 정보

• 장르 : 드라마
• 개봉 : 2022년 3월 9일
• 러닝타임 : 117분
• 등급 :  (국내) 12세 관람가
• 관객수 : 53만 명
• 감독 : 박동훈

 

영화 등장인물 소개

• 한지우(김동휘) :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엄마와 힘들게 살고 있다. 공부를 잘했던 지우는 상위 1%만 다닐 수 있는 동훈고등학교에 사회배려대상자로 입학했고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학교 수업이 전부였던 지우는 고액과외를 받던 친구들의 수준을 따라갈 수가 없었고 특히 수학은 최악이었다. 그 와중에 룸메이트의 술 심부름을 하다가 경비 아저씨에게 걸려서 한 달간 기숙사 퇴소를 당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만 바라보는 엄마를 볼 면목이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경비 아저씨에게 재워달라고 조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경비아저씨가 수학천재인 듯하다. 그래서 지우는 경비아저씨에게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 이학성(최민식) : 북한에서 탈북한 수학자로 리만 가설을 증명한 인물이다. 북한에서 자신의 수학이 무기에 이용되는 것에 회의를 느껴 탈북했으나 남한에서는 수학이 입시의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었다. 지금은 동훈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우연히 지우 가방에 있던 수학 문제지를 풀어주며 인연을 맺게 된다. 아들이 하나 있었으나 월북을 시도하다 죽었다.

• 김근호(박병은) : 지우의 담임선생님이자 수학 선생님으로 제자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을 본인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고액과외 학원에 학교 수학 문제를 유출시키고 있었는데 지우와 같은 반 보람이가 이를 익명으로 고발하자 위기에 처한다. 불안해하던 근호는 때마침 한지우가 야밤에 전산실에 출입한 CCTV 영상을 확보하게 되고 지우에게 문제 유출의 누명을 씌우려 한다.

• 박보람(조윤서) : 보람이는 같은 반 한지우처럼 사회배려 전형으로 입학했지만 사실 경제적으로 아주 풍족한 편이다. 보람의 엄마는 사회배려 전형 제도를 악용해서 딸을 자사고에 진학시킨 거였고 딸이 좋아하는 피아노까지 관두게 한터라 보람과의 사이가 좋지는 않다. 진짜 사회배려 전형자인 한지우의 상황을 딱하게 여기고 호기심을 갖게 된다. 한 달 뒤 지우가 기숙사로 돌아오게 되자 쫓아다니며 관찰한다.

• 안기철(박해준) : 고물상 사장으로 위장하고 있으나 사실 이학성을 감시하는 국정원 요원이다. 시간이 지나며 학성과는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고 이후 학성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여권을 주며 독일로 떠날 수 있도록 돕는다. 

• 한지우 엄마(강말금) : 지우의 엄마로 혼자 힘으로 어렵게 아들을 키우고 있다. 

• 리태연(탕준상) : 이학성의 아들로 3년 전에 사망했다. 아버지를 따라 탈북한 이후 처음에는 잘 적응하려 노력해봤지만 탈북자라는 이유로 거듭된 차별과 폭행을 당하며 삐뚤어지게 된다. 세계적인 수학자인 아버지가 남한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는 걸 보자 대체 왜 탈북한 거냐며 다투게 되고 월북을 시도하다 사살당한다. 리학성이 거북이를 키우는 것도, 딸기 우유를 좋아하는 것도 모두 아들 때문이다. 

 

줄거리 정리 -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

자사고 동훈고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한지우(김동휘)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입학한 케이스이다. 동훈고는 학생들에게 교내 기숙사를 제공하는데 아이들끼리 생활하다 보니 조금씩 일탈을 하기도 했다. 지우의 룸메이트들은 용돈을 모아 술을 사 먹기로 하지만 돈이 없던 지우는 돈을 내는 대신 밖에 나가서 술과 먹을 것을 사 오기로 한다. 그러나 야간 경비 아저씨 이학성(최민식)에게 걸린 지우는 의리를 지키려 친구들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혼자 죄를 뒤집어쓴다. 학교는 지우에게 한 달간 기숙사 퇴소라는 처분을 내리고 지우는 집으로 가지만 차마 힘들게 자신을 키우는 엄마에게 쫓겨났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지우는 비를 맞으며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데 또 야간 경비인 학성에게 걸리게 된다. 학성은 지우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서 경비실에 하룻밤 재워주기로 하는데 우연히 한지우의 책가방에서 수학 프린트가 보이자 재미 삼아 풀어서 가방에 다시 넣어준다. 그러나 그 수학 프린트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했었고 이로 인해 이들의 관계는 달라지게 된다.

사실 지우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수학 쪽은 포기 수준이었고 담임 선생님까지도 일반고로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권유를 했었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과외를 받을 수 없었기에 답답했던 지우는 학성이 재미 삼아 풀어놓은 수학 프린트로 100점을 맞게 되자 학성을 쫓아다니며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학성은 탈북한 세계적인 수학자로 북한에서 자신의 수학이 무기 만드는 곳에만 사용되자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여 남한으로 왔던 것이다. 그러나 남한은 단지 입시를 위해서만 수학을 이용하고 있었고 모든 것에 회의를 느낀 학성은 신분가 사연을 숨긴 채 동훈고 야간 경비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런 학성이었기에 처음에는 지우의 부탁을 거절했지만 학교 주변을 청소하던 중 선생님들의 수다를 통해 한지우의 딱한 집안 사정을 알게 되자 수학 과외를 해주기로 결심한다. 수업료는 매일 딸기우유로 받기로 한 학성은 매일 밤 지우를 만나 폐쇄된 과학관 교실에서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이후 고물상을 운영하는 안기철(박해준)을 찾아간 익성은 그의 도움을 받아 수업에 필요한 조명 등을 갖춘다. 사실 안기철은 고물상 사장으로 위장하고 있는 국정원 요원으로 익성을 비롯한 탈북 새터민들을 관리하고 있었고 이학성을 형님이라고 부를 만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었다.

수학 수업을 시작한 이학성은 담인 선생님인 김근호의 수업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갖고 있었다. 김근호가 수학 점수를 올리기 위해 빠르게 해답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공식을 강조한다면, 이학성은 숫자와 친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며 정답을 쫓는 지우에게 답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성의 가르침에 지우는 점점 더 수학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의 수학 성적은 급상승하게 된다. 한지우에게 호기심을 보이던 같은 반 친구인 박보람(조윤서)은 어느 날 매일 저녁 딸기우유를 사서 사라지는 지우를 뒤따라갔다가 이학성과 한지우의 특별한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된다. 학성은 한지우에게 숫자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해시키는데 보람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한편 지우와 보람의 담임선생님인 김근호는 수학대회인 '피타고라스 어워드'의 점수로 기말고사를 대체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그런데 엄마 때문에 불법 과외학원을 다녔던 보람은 학원에서 봤던 문제를 수학대회 시험지에서 보게 되자 익명으로 시험문제가 유출되었음을 고발한다. 사실 수학선생님인 근호는 그의 친구와 손을 잡고 불법 과외를 하여 피타고라스 어워드에 출제할 문제를 유출시켰었다. 이 사실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근호는 불안해졌는데 때마침 야밤에 한지우가 전산실에 출입한 CCTV 영상을 넣게 되자 모든 죄를 지우에게 뒤집어 씌우려 한다. 그날 밤 한지우는 작은 스마트폰으로 논문을 보던 이학성에 선물하기 위해 전산실에 몰래 들어가서 논물을 출력했던 것이지만 차마 이를 밝힐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즈음에 언론에 이학성의 이름이 보도되며 북한과 남한이 서로 그를 차지하기 위해 맞대응하게 되자 학성은 다른 곳으로 도피하려 하게 된다. 지우는 담임 선생님의 계략에 빠져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누명을 쓰고 전학을 가게 되지만, 지우가 누명을 쓰는 걸 두고 볼 수 없던 보람이 이학성에게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며 설득하게 된다. 이학성은 위험을 감수하며 수학대회 시상식장에 나타나 지우는 전산실에서 자신에게 줄 논물을 출력해 준 것이라고 폭로하게 되고 시상식을 진행하던 김근호는 도망친다. 이후 이학성은 고물상 사장이자 국정원 요원인 안기철의 도움을 받아 독일 오버 볼 파호 수학 연구소로 떠나게 되고 한지우는 대학생이 된다. 시간이 흐른 뒤 지우는 학교에서 수학 연구를 하는 곳에 가는데 그곳에서 다시 이학성을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를 반가워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주관적 리뷰 - 인생과 수학의 공통점

학창 시절에 수학을 좋아했던 학생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수학을 기피 1호 과목이었다. 영화 속 지우처럼 우리 모두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을 받았기에 수학을 결코 좋아할 수 없는 과목이었다. 혹시라도 이학성처럼 숫자와 먼저 친해지게 해 주고, 수학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스승이 있었다면 우리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이학성은 영화 내내 한지우에게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답이 틀렸어도 그 과정이 틀리지 않았다면 다시 시도하면 되는 거라고, 그 용기 또한 중요한 거라고 말해준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학성이 수학을 대하는 자세는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인생 또한 정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천재 수학자 이학성과 수포자 한지우는 거듭된 수업들과 이야기를 통해 서로 그 과정들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물론 흥행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 영향도 있었겠지만,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최민식이라는 매력적인 배우를 내세웠음에도 개연성이 부족한 짜임새로 인해 영화는 뒷심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매력적인 영화이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