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스포주의)

최강 몰입도, 쫄깃한 긴장감, 그리고 그들의 비밀 <이끼> 영화 리뷰

by 푸른자수정 2022. 12. 20.
반응형

이끼
영화 <이끼> 포스터

 

<이끼> 영화 기본정보

  • 장르 : 드라마, 범죄
  • 개봉 : 2010년 7월 14일
  • 러닝타임 : 163분
  • 등급 : (국내) 청소년 관람불가
  • 관객수 : 335만 명
  • 감독 : 강우석

 

<이끼> 수상내역

  • 31회 청룡영화상 -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 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 남우조연상
  • 19회 부일영화상 - 남우주연상
  • 47회 대종상 영화제 -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음향기술상
  • 18회 춘사영화상 -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조명상, 음악상, 편집상

 

<이끼> 등장인물 소개

  • 천용덕(정재영) : 젊은 시절 형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공권력을 휘두르며 불법적인 일들로 이익을 취하던 비리 형사였다. 어느 날 삼덕 기도원 원장에게 원하던 땅을 헐값에 내줄 테니 유목형을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를 감옥에 가둔다. 그러나 오히려 그에게 감화되어 유목형과 같이 갱생을 목적으로 하는 마을을 만들고 같이 살게 된다. 이후 마을의 이장을 맡은 용덕은 유목형을 이용해서 개인적인 재산을 추적하며 왕처럼 군림하려 한다.

이끼

  • 유해국(박해일) : 유목형이 아들로 아버지와 20년간 의절하고 살았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가정생활도 파탄이 났고 사회에서도 낙오된 상태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장례도 치를 겸 아예 낙향해 버릴 결심을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살던 마을에서 수상함을 느끼게 되자 계속 드러나는 의혹을 풀기 위해 이것저것 탐문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끼

  • 김덕천(유해진) : 어렸을 적 할머니와 단둘이 살다가 할머니가 노환으로 숨을 거둔다. 할머니의 시체를 만지던 어린 덕천은 실수로 할머니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심한 죄책감을 느끼다가 귀신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정신병원에 보내진 덕천은 독한 약 때문에 정신병에 걸리고 이후 천용덕을 만나 그의 수족이 된다. 해국이 조사를 하면서 동네 동료들이 사망하자 그의 불안은 다시 시작되고 말하지 않아도 될 사건의 단서들을 마구 이야기한다.

이끼

  • 이영지(유선) : 마을에 있는 유일한 슈퍼 여주인이다. 해국을 마을로 불러들이는 장본인이며 진정한 승리자이다.

이끼

  • 전석만(김상호) : 마을 주민

이끼

  • 하성규(김준배) : 마을 주민

이끼

  • 허준호(유목형) : 유해국의 아버지로 천용덕과 함께 마을을 만들었다.

이끼

  • 박민욱 검사(유준상) : 유해국과는 안 좋은 인연으로 엮었지만 이후 해국이 아버지 사건을 파헤치는데 도움을 준다.

이끼

 

줄거리 정리

기도원을 운영 중인 기도원 원장(이철민)은 어느 날 갑자기 마을로 들어와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며 신도들의 마음을 빼앗아가는 유목형(허준호)에게 불만을 갖게 된다. 참다못한 기도원 원장은 유목형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악마와 같다며 평소에 알고 지내는 형사 천용덕(정재영)에게 유목형을 감옥에 넣어달라고 부탁하며 그 대가로 용덕이 평소에 눈여겨보던 땅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천용덕은 유목형이 신도들에게 받은 돈을 빼돌렸다는 거짓 증거까지 만들어 목형을 감옥에 보내게 되고, 감옥에 간 목형은 자신을 믿고 따르던 신도들까지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천용덕은 유목형이 자신의 죄를 자백하도록 감옥 안의 죄수들을 이용해 목형을 협박하고 폭행하지만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유목형을 폭행하던 죄수들이 더는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느새 유목형은 천용덕의 마음까지 훔치게 되고 유목형의 부탁을 받아 어린 소녀 영지(유선)를 성폭행한 남자들을 폭행해 주기도 한다. 유목형이 사람들을 현혼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천용덕은 범죄자들의 갱생을 위한 마을을 만들어보자며 제안하고 유목형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세월을 흐르고 어느 날 유목형은 사망하게 된다. 이때 20년 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던 유목형의 아들 유해국(박해일)이 마을로 찾아온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유해국은 아버지 짐을 정리하기 위해 며칠 마을에 묵기로 한다. 마을 사람들은 느닷없이 나타난  유해국의 존재를 대 놓고 불편해하며 언제 서울로 돌아가는지 연신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마을 경찰과 의사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듯한 수상한 모습을 보이자 해국의 의심은 계속 증폭되어간다. 꺼림칙한 마음에 든 해국은 사람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마을에서 살겠다고 말한다. 덕천(유해진), 석만(김상호), 성규(김준배) 등 마을 사람들은 긴장하지만 마을 이장 천용덕은 해국에게 마을에서 살아도 된다고 허락해준다.

이끼

아버지가 남긴 자료들을 정리하던 유해국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의 재산이 모두 천용덕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알고 있던 검사 박민욱(유준상)에게 연락해 천용덕의 조사를 부탁한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저녁, 덕천은 해국의 방 근처에 나타나고 놀란 해국은 무섭게 노려보며 쫓아내지만 두려운 마음이 들어 불안해한다.

이끼

그리고 자신의 방에서 전석만의 집이 지하통로로 이어져 있음을 발견한 해국은 석만의 방을 뒤지다가 석만과 마주치게 된다. 몸싸움 끝에 해국은 칼에 찔리고 절벽까지 도망가게 되지만 오히려 석만의 얼굴에 돌을 던지게 되고 석만은 그대로 절벽으로 떨어져서 사망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해국은 칼에 찔린 상처 때문에 기절하지만 깨어보니 누군가 상처를 치료해 준 상태였다. 한편 석만의 시체가 발견되자 성규는 해국이 석만을 죽였다고 확신하며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저녁에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국이 도착하자 난투극이 벌이지게 되고 해국은 성규에게 제압당해 묶이게 된다.

이끼이끼

성규가 낫을 찾으러 나간 사이에 해국은 도움을 청하기 위해 라이터로 집에 불을 지르고 성규가 해국을 죽이려는 찰나 영지가 나타가 성규를 말리고 해국을 빼낸다. 하지만 불타는 집에서 사진 등을 챙겨 나오려던 성규는 결국 불타서 죽게 된다. 영지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간 해국은 그동안 자신을 암암리에 도왔던 사람이 영지라는 걸 알게 되자 그 이유를 묻고 영지는 해국에게 아버지의 뜻을 생각하라고 한다.

이끼

병원에 간 해국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마을 경찰들에 의해 위험에 처하지만 박민욱에게 전화를 걸어 구속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그동안 천용덕이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한 정황을 확인한 박검사는 해국과 함께 마을로 간다. 천용덕은 자신의 돈과 권력을 이용해 박민욱 검사를 매수하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오히려 박검사는 천용덕에게 대놓고 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끼

사실 그동안 천용덕은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수족인 김덕천, 전석만, 하성규를 이용해서 협박했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죽여서 그들의 재산을 빼앗았었다. 전석만과 하성규가 차례대로 죽자 이제 자신의 차례라면서 박검사와 유해국을 찾아온 김덕천은 그동안 저지른 모든 일들은 천용덕이 시켜서 한일이라며 자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덕천이 하는 말은 천용덕이 모두 듣고 있었고 김덕천은 천용덕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병력을 대동하고 다시 마을로 온 박민욱 검사와 유해국은 천용덕에게 왜 유목형을 죽였냐고 추궁하고 천용덕은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끼

사실 천용덕은 처음부터 범죄자들의 갱생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유목형이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능력에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다. 신선처럼 채식만 하는 유목형과 달리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천용덕과 범죄자들은 몰래 고기를 먹고 여자를 만다는 등 원래 취지와 벗어난 행동을 했고 이로 인해 유목형과 트러블이 생겼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모두 천용덕의 말만 들었고 이후 유목형은 마을에서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살게 되었으며 이런 유목형을 챙긴 것은 영지뿐이었다. 영지가 유목형을 챙기는 것을 본 천용덕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유목형을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그 이후 영지는 천용덕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성노리개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끼

천용덕은 기도원에 갔을 때 사람들이 모두 죽어있었다며 기도원 원장이 숨을 거두기 전에 범인으로 유목형을 지목했다며 범인이 유목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지는 이에 반박하며 유목형은 이미 죽은 사람들을 목격하고 바로 돌아 나왔다며 범인은 천용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서 천용덕을 구속하지 못하고 있던 때, 영지가 몰래 모아놓은 자료가 있는 곳을 알려주자 모든 것을 포기한 천용덕은 권총을 사용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다시 시간이 흘러 아버지 유목형의 기일이 되자 유해국은 다시 마을을 찾게 되고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 유목형의 죽음을 알려준 사람이 영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피해자로만 비치던 영지가 서늘한 표정으로 떠난 유해국을 바라보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끼

 

주관적 리뷰 - 끝까지 살아남는 자

걷는 사람 위에 뛰는 사람,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중 최강은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아닐까 싶다. 극 중 박민욱 검사가 이끼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끼에 대해서 아냐며 그냥 이끼처럼 입 닥치고 조용히 살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니 계속 이 장면이 생각났다. 영화를 보는 내내 천용덕과 일당들의 만행에 치를 떨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유목형도 그리 잘한 건 없는 것 같다. 비롯 자신의 손으로 한 일은 아니지만 천용덕이 자신을 위해서라면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음에도 유목형은 천용덕과 함께 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본인이 몰랐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그렇다면 유목형은 자신의 행동들에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했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무기력하게 아님 말고 식으로 있는 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람들과 자신의 신념을 지켜냈어야 했다. 그런 그의 연약함과 비겁함은 유일하게 자신을 지켜주던 영지까지 병들게 했고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

이끼

자신을 괴롭히고 짓밟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사람을 보며 영지는 바위에 붙어 있는 이끼처럼 조용히 끈기 있게 살아남았고 결국 최후의 승리자가 되었다. 영지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용덕의 집에서 해국을 쳐다보며 짓는 서늘한 미소는 그동안 영지가 품고 있던 모든 생각들을 단숨에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일반 영화보다 훨씬 긴 163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갖고 있는 영화이지만 보는 내내 쫄깃한 긴장감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 덕에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기존에 본 적 없던 농촌 스릴러 <이끼>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된다. 

반응형

댓글